일본 결혼식 축의금 봉투 이야기
봉투 고르기부터 건네는 것까지 일본인들의 문화와 전통 엿보기
Posting By 맑은소리

저는 현재 일본에 살고 있습니다.
최근 남편이 일본인 교수로부터
결혼식 피로연에 초대를 받았는데요,
축의금을 넣을 봉투를 준비하며
이번 포스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한국처럼 흰색 봉투에 넣지 않고
액수에 따라서 넣어야 하는 봉투가 다릅니다.
결혼식 참석을 못하는 경우에는
오천 엔에서 만 엔 정도를 축의금으로 냅니다.
일본 결혼식 축의금의 기본은 3만 엔(30만 원)입니다.
부부가 초대를 받는다면 5만 엔(50만 원)
가까운 가족이나 친척이라면
10만 엔(100만 원)을 준비해야 합니다.
반드시 홀수로 돈을 넣어야 한다고 하네요.
짝수는 나누어지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합니다.
축의금의 액수는
너무 적어도 안 되고 많아도 안 됩니다.
본인과 결혼 당사자와의 친분에 따라서
그 액수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아래는 문방구에서 산 축의금 봉투입니다.
저희는 3-5만 엔 정도를 넣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예쁘죠? 가격도 꽤 비쌉니다.
한국 돈으로 약 5천 원 정도합니다.
끈 장식이 예쁘고 화려하다고 해서
덥석 고르면 안 됩니다.
화려할수록 넣어야 하는
축의금 액수가 커집니다.
다양한 축의금 봉투 사진을 준비해봤습니다.
신부 측 친구가 준비하는 분홍빛의 예쁜 봉투
(출처 일본 아마존)
기본적인 축의금 봉투
원래는 흰색 바탕에 홍색과 백색으로 된
매듭과 노시가 있습니다. (출처 일본 아마존)
(출처 아이모)
(출처 아레아마크)
이 화려한 축의금 봉투에는
10만 엔(100만 원)을 넣습니다.
(출처 일본 아마존)
조의를 표할 때 쓰는 봉투입니다.
슬픔이 느껴집니다.
(출처 일본 아마존)
그럼 구매한 축의금 봉투를 예로 들어
축의금 봉투에 담긴 의미와
돈 넣는 방법, 접는 방법 등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노시 (のし)
맨 오른 편에 붙어있는 깔때기 모양을
のしあわび(노시와라비)라 부릅니다.
원래는 얇게 저며서 펴 말린 전북을 뜻하는 것으로
의식용 어물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현재는 축의를 표하기 위해 선물에 곁들이는 노시가미로도 쓰입니다.
2. 미즈히키(水引?みずひき)
금색으로 장식된 끈으로
축하시에는 홍백이나 금, 은색으로 합니다.
일반적인 축하(출산, 입학, 졸업 등)에는
다섯 가닥으로 매듭을 만드나
결혼식과 같은 큰 경사에는
열 가닥으로 하는 것이 정식입니다.
한 번 묶이면 다시는
풀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합니다.
3. 단자크(短冊-たんざく)
오모테가끼(表書き) (출처 리치라이프)
단자크(短冊)는 글씨를 쓰거나
물건에 매다는 데 쓰는 조붓한 종이를 말합니다.
봉투 가운데 매여 있는 흰색 종이를 가리켜 이릅니다.
매듭 위에는 금색으로 한자가 쓰여 있는데
그것을 오모테가끼라 말합니다.
요즘에는 저렇게 인쇄가 되어서 나오지요.
"축복"이라는 뜻이 담긴 한자어입니다.
단자크의 하단에는 축의금을 내는 본인의
이름을 붓 펜으로 정성껏 씁니다.
볼펜으로 쓰면 안 되며
사인펜이나 붓 펜으로 써야 합니다.
4. 나까부쿠로(中袋 なかぶくろ)
돈을 넣는 흰색의 중간 봉투입니다.
(출처 리치라이프)
축의금은 새 돈으로 준비를 해야 합니다.
구겨지거나 찢어진 것은 안 됩니다.
만 엔의 인물이 나와있는 쪽을 보이게 넣습니다.
중간 봉투의 겉면에는 한자어로 얼마를 넣는지
쓰고, 뒷면에는 주소와 이름을 적습니다.
축의금의 액수는 옛 한자어로 써야 합니다.
학생의 경우에는 오천 엔에서
만 엔을 내도 괜찮다고 하네요.
축의금 액수를 나타내는 옛 한자어를 알아볼까요?
(1) 1만 엔
(2) 2만 엔
(3) 3만 엔
(4) 5만 엔
(5) 10만 엔
중간 봉투에 돈을 넣고 액수도 예쁘게 잘 쓴 후에는
축의금 겉봉투에 넣습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축의금 겉봉투의 뒷면의 모습입니다.
오른편과 같이 겉봉투의 접히는 부분이
위를 향하게 한 후에
매듭으로 고정을 합니다.
그 이유는 행복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위로 향하게 하는 것이라는군요.
왼편과 같이 아래로 향하게 하는 것은
조의를 표할 때 하는 것입니다.
밑으로 향하는 것은 슬픔이
흐르게 하기 위함이라 합니다.
축의금 봉투를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가면 안 되고
후쿠사라 부르는 보자기에 싸야 합니다.
왼편으로 축의금 봉투를 넣어서 싸야 하는데
반대로 싸는 것은 조의를 표하는 봉투를
넣을 때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출처 이나무)
요즘에는 간편해져서 보자기가 아닌
간단하게 넣을 수 있는 것도 팝니다.
(출처 일본 아마존)
이렇게 왼편에 넣어서 가지고 가면 됩니다.
(출처 리치라이프)
결혼식장에 가면
후쿠사에서 축의금 봉투를 꺼내어
후쿠사를 밑으로 하고 받는 분이
편하게 저런 식으로 건네면 됩니다.
결혼식 축의금의 금액도 만만치 않게 높지만
그것을 넣는 봉투 고르기부터
건네는 것까지
일본인들의 전통이나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추신. 남편이
일본 사람에게 앞으로
결혼식 초대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문화분야 3월 큐레이터
'신바람'님
위의 포스팅은 맑은 소리님께서 작성하신 글로, 쉽지 않은 일본 축의금 문화에 대한 성의있고, 심도 있는 포스팅으로 생각되어 선정하였습니다. 또한, 보기 좋고 읽기 좋은 가독성 있는 글인 점에 다시 한번 칭찬을 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