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냄새와 사라져 가는 냄새에 대하여
감각은 추억이다, 추억을 먹고 사는 이야기
Posting By 호박에 줄 그어 수박
예전에 꼬마자동차붕붕 이라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붕붕은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나는
꼬마자동차였다.
오랜시간 외근에 지친 몸에는
도로의 자동차 매연 그리고
담배냄새가 한 몫 한다.
이럴 때마다
붕붕이 맡은 꽃향기가
궁금해지곤 한다.
나에게도
추억 속으로 멀어졌지만,
힘이 나는 잊혀져 가는 냄새
사라져 가는 냄새
그리운 냄새가 있다.
잊혀져 가는 냄새
사라져 가는 냄새 중에서도
내가 가장 싫어했던 냄새는
바로 안티푸라민 냄새이다.
어디가 조금이라도 아프다 싶으면
무슨 만병통치약이라도 된듯
안티푸라민을 발랐다.
한겨울에 입술이 트고 갈라져도
넘어져 피가나고 멍이 들어도
무조건 안티푸라민으로 통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그렇게 맡기 싫었던
사라져 가는 그 냄새가
아직도 진하게 느껴지는듯 하다.
잊혀져 가는 냄새
사라져 가는 냄새 중에서
반대로 좋아하는 냄새는 너무도 많다.
아궁이 속 감자, 고구마 익는 냄새
복숭아꽃 사과꽃 냄새
뒷집 친구네 자두나무에서
자두익는 냄새......
한여름에 마당에 피워놓던
모깃불 냄새도
이제는 잊혀져 가는 냄새
사라져 가는 냄새가 되고 말았다.
이제는 잊혀져 가는 냄새
사라져가는 냄새가 되어버린
맛있는 냄새~
바로 아궁이에 불때서 밥해먹던 어린시절
가마솥에 밥익는 냄새처럼
행복한 냄새가 또 있을까?
게다가 덤으로 우리들의 야식으로
아궁이 속에서 따끈따끈 익어가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익는 냄새는
결코 잊지못하는
그야말로 환상의 냄새였다.
오늘처럼 지친 날에는
나도 꼬마자동차 붕붕처럼
지금은 잊혀져 가는 냄새
사라져 가는 냄새가 되었지만
골동품같은 추억 속의 향기를
꺼내 맡으며 힘을 내본다.

건강분야 4월 큐레이터
'빵숙양'님
위의 포스팅은 호박에 줄 그어 수박님께서 작성하신 글로, 건강에 있어 중요한 감각 중 하나인 후각을 '잊혀져 가는 냄새', '사라져 가는 냄새'에 대한 대상들을 예로 들면서 읽는 사람에게 함께 잊혀져가는 냄새를 추억하게 만드는 글이라고 생각해서 선정하였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추억을 되살리는 냄새는 어떤 것입니까? 글을 읽으며 추억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