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육아] 엄마의 재촉

발행 : BLGT / Date : 2016. 8. 17. 14:42 / Category : 육아

엄마의 재촉  
엄마, 이제는 좀 쉬어가요.  
Posting By 작은아씨들


복지관에서 돌아오신  엄니를 모시고 친정집에 왔어요

비온 뒤라 많이  습한 무더운날

연세 많으신 엄니를 혼자 보내기 싫어 따라왔어요


대문안으로 바로 들어서면  목련나무그늘이 우리집에선 젤 시원한 자리입니다


열도 식힐겸  꽃밭 가꾸기를 좋아하는 

멀리 시집간 막동이 생각도 나고 

집 소식도 보낼겸 마당의 이곳저곳을 담아봅니다

곳곳에 그 아이가 스쳐간 흔적과 손길이 남아있네요



연자방아를 딛고 들여다본 바구니 안 화초

오호 삼형제 같아요



목련나무 가지에 걸어둔 바구니속 호랑이발톱바위솔

엄니가 들깨를 키로 까부를때 들어간 들깨가 화초인양 함께 크네요ㅎㅎ



채송화 국화 백일홍 꽈리 그외 다수



엄니의 꽃사랑을 제일 잘 보여주는 엄니만의 구역

어울리든 안어울리든 상관없어요


꽃들아 꽃들아

이쁘게 많이  많이 피어만 다오 울긋불긋ㅎㅎ


그래서 더 편안하고 푸근합니다



이젠 좁아서 분갈이가 필요하네요


우리집 베란다에서 이쁘다하시며

옆순 떼어가셨는데 본순보다 실하고 튼실한 이유는 뭘까요



무섭지만 윙윙 소리가 시선 끄니 잽싸게 담았어요

벌꼬리에 뾰족 나온 침을 

얼마나 열심히 오므렸다 폈다 

맹연습중인지 더 위협적이었어요ㅠㅠ



텃밭 가는길에 피려고 준비하는 

통통한 비비추 꽃봉우리들

얼마나 통통한지 손이 저절로 가네요



여물었나 옥수수 한 통 까보셨네요

아직 알이 꽉 차려면 삼일은 기다려야 한다네요



엄니의 모습은 어디에도 안보이는데...

제가 이곳 저곳 사진을 담는 동안

장마비에 잘 익은 모양도 빛깔도 제각각 이지만 햇빛 가득 품어

아름답기만 한 토마토를 바구니 가득 가져다 놓으셨네요


일상다반사에요

엄니는 외출에서

집으로 돌아오시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세요



오시자 마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시는 이유가

이것들과 저 때문이었네요ㅠㅠ

딸자식 집에 챙겨 갈 것부터 챙기시느라

어서 가서 나뭇꾼 퇴근 전에 일어서라고

채촉하시네요



엄마 이제 세 시 조금 넘었어요

재촉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온지 한 시간도 채 못되었구요

엄마 이러시지 마세요

엄마 저 괜찮아요

좀 늦으면 어때요

재촉하시지 마세요

늦어도 큰일 별일 아니에요

엄마 정말 괜찮으니 옆에서

함께 쉬며 땀방울을 식혀요



우리 어려선

사느라 먹느라 키우느라

시어른 봉양하느라

앉지도 서지도 못한

단내나는 고단한 세월이었지만

이제 엄니

어려서 못다한 이야기들 지금 들려주세요



재촉 안해도 돼요

오늘 따라 저 바구니가 괜히

밉고 눈에 거슬려

애꿏은 바구니만 손가락으로

타박입니다



엄마 저 오늘은 엄니와 저녁까지 먹고 천천히 갈께요

엄니가 아무리 재촉하셔도요

엄니가 느끼시는 빠른 시간의 흐름을 저도 느끼지만

재촉하시지 않아도 

시간은 정해진 대로 정해진 만큼 흐를테니 

오늘만이라도 엄니 앞에서 시간을 재촉하지는 않을래요







육아분야 7월 큐레이터

'빵숙양'님


이제는 다 커버린, 가정을 꾸린 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엄마 앞에서는 챙겨줄 것 많은 딸일 뿐. 그런 딸을 위해 엄마는 이곳 저곳 동해번쩍 서해번쩍 분주하게 움직이며 챙겨갈 것을 따기 바쁠 뿐. 엄마는 딸을 위해 분주하고, 딸은 엄마를 위해 쉬어가라 서로 건내는 말이 마음에 따뜻하게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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