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 BLGT / Date : 2016. 10. 18. 11:14 / Category : 문화
울타리 안에서 찍은
코스모스사진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하늘 공활한데 ...
흰~구름 두~둥실
가을하늘 속으로 풍덩
코스모스꽃
한들거리고
청명한 하늘엔
큰 붓놀림의
과감한 그림이 펼쳐졌다
가을하늘 만끽하는 코스모스들
여덟팔 활짝 펴고
온몸으로 빛도 품고
푸른색, 흰색 물감도 담아낸다
흰색, 분홍색, 진분홍색
코스모스들은
한가운데는 똑같이
노랑을 품었다
우아한
흰색 코스모스 뒷모습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는 청단풍나무는
한 해 살고
다시 한해 살아가는 코스모스를
사랑스런 눈으로 내려본다
줄타기 선수 거미도
코스모스사진 찍는 건 아니겠지?
거미가 보는 코스모스 꽃은 어떨까?
오른쪽 폴대에 잠자리 앉았다
서둘러 날아간다
대를 이어 물려받은
수십 년도 더 됨직한
밀짚모자 눌러 쓴 왕초보농부
농부는 어떤 농작물보다 아끼는
코스모스꽃 근처에서
붉은 고추 말린다고 토닥토닥
늙은 감나무는
올여름 무더위 기승부리던 벌레들이
잎사귀 다 갉아먹어 죽는 줄 알아더니
비 한번 흠뻑 맞고
새 이파리 뽐내 듯 다시 돋아나
농부는 반복해서 되뇌인다.
"장하다 장하다"
두개 달렸던 감 중에서 하나는
바람이 땅으로 먼저 내려보냈군
친구 잃은 홀로 남은 감
예쁜 꽃들 곁에 많으니
외로움 덜 타기를...
바람이 다가오니
가을하늘 속 흰구름 그림 따라 그리는 듯
큰 동작
휘~ 휘~~
코스모스 삼색이 함께 있으니
더욱 서로를 빛낸다
아직 어리지만
우아하고~~~
연분홍, 흰색, 진분홍이 아름다운 건
가늘게 붙어있는 초록 이파리 덕분?
게다가 저 파아란 하늘
코스모스는 노래로
흥얼거릴 수밖에 없었겠다
시인들이 이 가을의 조화를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테니...
시인의 말대로
흔들리며 피는 꽃들
코스모스꽃 무더기에서는
꽃의 성장기를 볼 수 있다
신생아 코스모스꽃 몽우리
초록
젖먹이 시절엔
꽃 색깔이 나타난다
연분홍꽃
옹알옹알
옹알이 시작
잼잼... 잼잼...
뽀뽀~~~
어설픈 가위 바위 보
빼~꼼
"나 팔 8개 다 잘폈어요~~~"
"참~ 잘했어요ㅎㅎㅎ"
코스모스 한가운데 노랑이도
활~짝
짝 짝 짝~~~!!!
가까이 더 가까이 보면 승리의 V
노랑 금메달 꽃^^
여덟 꽃잎 수분 없어지면
팔 하나씩 내려가고
한 가운데 있던
노랑이들만 남아있고
내년을 기약하는
씨앗이 자리잡는다
뾰족뾰족
코스모스꽃 3대가 한 줄기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위해
줄기들은 그렇게 서 있었나보다
울타리 밖으로...
두리번 두리번
두둥실 흰구름
완연한 가을하늘
코스모스 활~짝
멋진 조화
그 속에 있으면
왕초보 농부도
어설픈게 오히려
더욱 자연스럽다
붉은 고추 널고 있는 농부는
이 코스모스사진이 제일 맘에 든단다
석양도 한 몫을 보탠다
"나도 아름답지?"
"그럼요. 물론이지요"
가을하늘 속으로
코스모스와 함께 풍덩 ...
완연한 가을이다
고마운...
문화분야 9월 큐레이터
자연과의 교감을 멋진 사진과 글로 잘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한폭의 수채화를 감상하는 느낌을 자아냅니다. 훌륭한 글이라 꼭 많은 분들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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