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문화] 쇼핑 첼로 소나타 3악장 라르고 같은

발행 : BLGT / Date : 2016. 11. 16. 17:24 / Category : 문화

쇼팽 첼로 소나타 3악장 라르고 같은
귀를 위한 세레나데   
Posting By 신바람

Frederic Francois  Chopin
Sonata for Cello & Piano in G minor, Op. 65, III. Largo
Cello  Maria Kliegel ,  Piano  Bernd Glemser






내 마음


오래 묵은
가죽 주머니 털 듯
속 뒤집어
탈탈 털어낼 수도 없고

버려진 폐교
마룻바닥  쓸 듯
골골이 숨어든 기억
싹싹 쓸어낼 수도 없고

꼬깃한
인조견 속치마 다리 듯
사막처럼 달궈진 다리미로
꾹꾹 눌러버릴 수도 없고

시커먼
양말 뒤꿈치처럼
빨랫비누 문질러
손모가지 시큰거리도록
박박 비벼댈 수도 없고

눅눅한
장마 후 내다 널린
장롱 속 이불처럼
타는 여름 햇볕에
꼬득꼬득 말려버릴 수도 없고

썼다 지웠다
천 번은 망설인
결국
보내지 못한 이메일처럼
휘리릭 삭제해 버릴 수도 없는

이렇게
오랫동안
내 가슴에 품고 살았어도

어찌할 수 없는 너
어찌 알 수 없는 너

내 마음
너 참
어렵다


The Old Hall Under Moonlight (1882)

John Atkinson Grimshaw
(6 September 1836 ? 13 October 1893)



문화분야 10월 큐레이터

'꼬맹이'

쇼팽 첼로 소나타 3악장 라르고 같은, <내 마음>이라는 자작시가 돋보이는 포스팅이다. 언어감각이 뛰어나다. 시와 음악이 잘 어울린다.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 시인이 들어있다. 그걸 잘 가꾸면 이런 작품이 나온다는 걸 보여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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